다시 시작한 미드저니
작년에 미드저니를 처음 접했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매번 영어로 프롬프트를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 느린 생성 속도, 그리고 무엇보다 인위적인 느낌이 강한 결과물들 때문에 금세 흥미를 잃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미드저니는 완전히 다른 도구로 진화했다. 이번에 구독을 다시 연장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AI 이미지 생성 도구의 발전 속도는 정말 놀랍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웠던 결과물들이 이제는 전문가가 만든 작품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했다. 특히 미드저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기능면에서 혁신적인 개선을 이뤄냈다.
익스플로어 기능: 천만 개의 작품이 모인 디지털 미술관
미드저니의 익스플로어 기능은 정말 '천만 개 미술관'이라는 별명이 어울린다. 수많은 사용자들이 만든 다양한 작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하는 것이다.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발견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프롬프트만 확인하고 끝낸다. 하지만 진짜 꿀팁은 그 이미지 자체를 입력창에 드래그하는 것이다. 그러면 해당 이미지를 이미지 프롬프트나 스타일 레퍼런스로 바로 활용할 수 있다.
이미지 프롬프트와 스타일 레퍼런스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 프롬프트는 특정 피사체나 구성을 참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제품 사진을 업로드하고 다른 배경을 프롬프트로 입력하면, 해당 제품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배경의 이미지가 생성된다. 이는 포토샵을 전혀 모르는 일반인도 쉽게 광고 포스터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혁신적인 기능이다.
반면 스타일 레퍼런스는 이미지의 분위기나 느낌을 참조한다. 몽환적인 사진을 업로드하고 다른 장소를 입력하면, 그 몽환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새로운 장소의 이미지가 탄생한다.
스타일 코드의 마법: 무한한 창작 가능성
미드저니 SR이나 스타일 사파리 같은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스타일 레퍼런스 코드는 정말 게임 체인저다. 이런 코드들을 활용하면 일관된 스타일의 이미지를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스타일 강도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타일 코드 뒤에 `--sw`를 입력하고 0에서 1000 사이의 숫자를 넣으면 된다. 100이 기본값인데, 낮을수록 미묘하게, 높을수록 강하게 적용된다.
두 가지 코드를 결합해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srf` 뒤에 두 개의 코드를 적으면 두 스타일을 동시에 적용할 수 있고, 콜론 두 개(`::`)를 붙이고 가중치를 설정하면 두 스타일의 비율 조절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1:2와 2:1로 설정했을 때의 차이는 확연하다.
이를 정리하면, 형태는 이미지 프롬프트로, 느낌은 스타일 레퍼런스로 활용하면 된다. 초보자라면 하나의 코드부터 천천히 시작해서 어떻게 표현되는지 감을 익히는 것이 좋다.
세부 설정의 이해: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간단
미드저니의 세부 설정은 처음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만 알면 아주 간단하다.
사이즈는 이미지 비율을 설정하는 기본 옵션이다.스타일라이제이션(Stylization)은 예술성을 조절한다. 0에서 1000 사이의 값을 설정할 수 있는데, 낮게 설정하면 사실적인 사진이, 높게 설정하면 창의적인 예술작품이 완성된다. 기본값인 100과 0, 1000의 차이를 비교해보면 그 효과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와일드니스(Weirdness)는 창의성 수준을 조절한다. 기본값은 0인데, 100까지 올리면 독특하고 예상치 못한 결과물이 나온다.버라이어티(Variety)는 한 번에 생성되는 네 장의 이미지가 얼마나 다양해질지 결정한다. 초안 작업 때 다양한 이미지를 보고 싶다면 이 값을 높이면 된다.
로우 모드(Raw Mode)를 선택하면 미드저니의 자체 미적 스타일을 최소화하고 사용자가 입력한 프롬프트에 더 충실한 사실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드래프트 모드: 속도와 비용의 혁신
최근 추가된 드래프트 모드는 정말 게임 체인저다. 한국어를 입력해도 빠르게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고, 작동 비용도 저렴하다. 퀄리티는 조금 낮지만 빠르게 아이디어를 시각화하기에는 완벽하다. 마음에 드는 초안이 나오면 업스케일을 눌러 고품질로 변환할 수 있다.
여기서 숨겨진 꿀팁은 한국어 인식 정확도가 높아져서 마이크로 프롬프트를 입력해도 된다는 것이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를 그려줘"같은 간단한 문장으로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모드 옵션에서는 이미지 제작 속도를 선택할 수 있다. 터보 모드는 패스트 모드보다 제작 속도는 4배 빠르지만 시간을 두 배로 소모한다. 구독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패스트 시간은 요금제별로 한 달에 빠른 제작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고, 이 시간을 다 소모하면 릴랙스 모드만 사용 가능하다. 미사용 시간은 다음 달로 이월되지 않으므로 다 사용하는 것이 좋다.
편집과 변형: 포토샵 없이도 전문가급 결과물
이미지를 생성했다면 이제 편집과 변형으로 완성도를 높여볼 차례다. 포토샵을 전혀 모르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생성된 이미지를 클릭하면 새로운 옵션들이 나타난다.베리에이션(Variation)은 기존 이미지에 변화를 준다. 서틀(Subtle)은 미묘한 변화를, 스트롱(Strong)은 더 과감한 변화를 준다. 프롬프트로 완전히 바꾸기엔 아쉬울 때 활용하면 된다.
업스케일(Upscale)은 해상도를 높이는 기능인데, 단순히 크기만 키우는 게 아니다. 서틀은 원본과 거의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해상도를 높이고, 크리에이티브는 디테일을 더해주면서 확장한다. 최종 결과물을 위한 마지막 단계로 많이 쓰인다.
에디터기능에서는 간단한 편집이 가능하다. 부분적으로 사진을 지우고 리젠을 누르면 그 부분만 수정해서 이미지가 완성된다. 더 세밀한 편집을 원한다면 에디터에 들어가서 사진을 업로드하고 이레이저로 변경하고 싶은 부분을 지운 다음 새로운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된다.
예를 들어 인물 사진에서 상체를 지우고 '아이언맨 슈트'를 입력하면 아이언맨 슈트를 입은 모습으로 변형된다. 짧은 머리를 긴 머리로 바꾸거나 모자를 씌우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편집 기능에도 한계가 있다. 미드저니는 텍스트 생성에 약하기 때문에 글자를 넣으려고 해도 잘 안 된다. 로고나 텍스트가 필요하다면 다른 도구와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퍼스널라이즈: 나만의 스타일 만들기
미드저니의 가장 강력한 기능 중 하나가 바로 퍼스널라이즈다. 만들기를 누르면 다양한 이미지들이 나타나고, 여기서 원하는 스타일의 이미지를 선택해 나만의 프로필을 학습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파스텔 스타일만 골라서 프로필을 만들면, 이후에 어떤 프롬프트를 입력해도 파스텔 느낌으로 이미지가 생성된다. 특정 이미지 프로필을 만들어서 빠르고 간단하게 그림의 일관성을 높일 수 있다.
더 놀라운 것은무드 보드기능이다. 여기서는 외부 이미지를 직접 업로드해서 스타일을 학습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포켓몬 이미지 몇 장을 업로드하고 스타일 프로필을 만들면 특정 코드가 생성되는데, 이 코드를 프롬프트에 활용하면 어떤 대상이든 포켓몬 스타일로 그려진다.
실제로 최근에 음악 작업을 할 때 특정 앨범 커버를 학습시키고 음악과 어울리는 키워드를 입력해서 일관된 스타일의 비주얼을 만들어낸 경험이 있다. 이런 식으로 활용하면 브랜딩이나 콘텐츠 제작에서 강력한 도구가 된다.
우리가 미드저니 프롬프트에서 봤던 SRF나 복잡한 숫자 코드들이 바로 이런 스타일 레퍼런스와 프로필 코드다. 막상 써보니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은가?
실전 활용 핵심 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법
모든 기능 설명이 끝났으니 이제 실전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핵심 팁을 알려드리겠다.
미드저니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놀라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초보자분들은 긴 문장보다 '강아지', '산', '바다' 같은 핵심 키워드 위주로 프롬프트를 작성하면 더 쉽게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팁은 강조하고 싶은 요소를 프롬프트 앞쪽에 배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강아지, 해변, 인물'과 '해변, 인물, 강아지'는 같은 요소를 담고 있지만 결과물의 초점이 달라진다. 첫 번째는 강아지가, 두 번째는 해변이 주인공이 된다.
많은 분들이 미드저니를 사용할 때 무작정 여러 이미지를 생성하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하지만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다. 이미지를 생성하기 전에 프롬프트가 어떤 결과물을 만들지 머릿속에 먼저 그려보고, 실제 결과물과 비교해보는 것이다.
왜 다른지, 어떻게 프롬프트를 수정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실력은 급속도로 향상된다. 이는 그냥 이미지를 만드는 것보다 열 배는 더 빠르게 실력을 키우는 방법이다.
마무리: AI 시대의 창작 도구로서의 미드저니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미드저니의 발전은 정말 놀랍다. 단순히 기술적인 향상을 넘어서 사용자 경험 전반이 혁신적으로 개선되었다. 한국어 지원, 빨라진 속도, 다양한 편집 기능, 그리고 무엇보다 자연스러워진 결과물들이 이제 미드저니를 전문적인 창작 도구로 만들어주고 있다.
특히 퍼스널라이즈 기능과 스타일 레퍼런스 시스템은 단순한 이미지 생성을 넘어서 일관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나 작품 세계관을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개인 창작자는 물론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들에게도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물론 아직 한계도 있다. 텍스트 생성의 약함, 때로는 예측하기 어려운 결과물, 그리고 여전히 필요한 영어 프롬프트의 이해 등은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들이다.
하지만 AI 이미지 생성 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이런 한계들도 머지않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이런 도구들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활용하느냐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고, 결국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상상력과 창의성이 결과물의 질을 결정한다.
미드저니를 단순한 이미지 생성 도구로 보지 말고, 창작의 파트너로 여기며 함께 성장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될 것이고, 우리는 그것들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AI 시대의 창작자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