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AI 인재 전쟁이 정말 미친 수준에 도달했다. 24살 AI 연구자가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와 직접 협상해서 4년간 2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보상 패키지를 받게 된 이야기를 들어보자.
저커버그가 직접 나선 스카우트 전쟁
올여름, 매트 다이트케(Matt Deitke)라는 24살 AI 연구자에게 저커버그가 직접 전화를 걸었다. 다이트케는 최근 스타트업을 공동 창업한 젊은 연구자로, 메타가 추진하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 연구팀에 합류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초지능이란 인간의 뇌를 뛰어넘는 가상의 기술을 말한다.
메타의 첫 번째 제안은 4년간 약 1250억원(현금과 주식 포함)이었다. 하지만 다이트케는 자신의 스타트업에 남고 싶다며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저커버그가 직접 만나자고 나섰고, 메타는 수정된 제안을 들고 왔다. 4년간 약 2500억원, 그 중 첫 해에만 최대 1000억원을 지급하겠다는 조건이었다.
이 보상 수준의 급격한 상승은 다이트케조차 놀라게 했고, 그는 동료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많은 논의 끝에 동료들이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권했고, 결국 다이트케는 메타행을 결정했다.
NBA 스타급 대우받는 20대 연구자들
이런 현상이 단순히 한 사례가 아니다. 실리콘밸리의 AI 인재 전쟁은 이제 NBA 스타 영입 시장과 닮아가고 있다. 20대 AI 연구자들이 스테프 커리나 르브론 제임스처럼 대우받으며, 수년에 걸쳐 지급되는 9자리 수 보상 패키지를 협상하고 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이들 젊은 연구자들이 비공식 에이전트나 측근들을 두고 전략을 짜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농구 선수들이 팀들 사이에서 최고 조건을 찾아 헤매듯, AI 연구자들도 회사들과 강경하게 협상하며 최고 대우를 받아내고 있다.
AI 붐이 만든 인재 시장의 광기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생성형 AI 붐이 있다. ChatGPT의 등장 이후 모든 빅테크 기업들이 AI 경쟁에 뛰어들면서, 핵심 인재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나 초지능 연구 분야의 전문가들은 그야말로 '금값'이 되었다.
문제는 이런 수준의 AI 연구를 할 수 있는 인재가 전 세계적으로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스탠포드, MIT, 카네기멜론 같은 최고 대학에서 배출되는 박사급 연구자들의 수는 한정적인데,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같은 기업들이 모두 이들을 노리고 있으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 관점에서 본 문제점들
이런 현상을 보면서 몇 가지 우려스러운 점들이 보인다. 첫째, 이런 과도한 보상 체계가 과연 지속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NBA 선수들의 경우 명확한 성과 지표(득점, 어시스트, 우승 등)가 있지만, AI 연구는 그 성과를 단기간에 측정하기 어렵다. 특히 '초지능' 같은 분야는 아직 이론적 단계에 머물러 있어서 실제 비즈니스 가치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
둘째, 이런 인재 쏠림 현상이 AI 생태계 전체에 미칠 영향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천문학적 보상으로 인재를 독점하면,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이나 학계는 인재 확보가 더욱 어려워진다. 이는 결국 AI 혁신의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
한국 AI 생태계에 주는 시사점
이런 글로벌 AI 인재 전쟁은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우리나라도 네이버, 카카오, 삼성 같은 기업들이 AI 경쟁에 뛰어들고 있지만, 글로벌 빅테크와 비교하면 보상 수준에서 현실적으로 경쟁하기 어렵다.
하지만 꼭 돈으로만 승부할 필요는 없다. 한국의 강점인 빠른 의사결정, 유연한 조직 문화, 그리고 실제 서비스에 AI를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젊은 연구자들에게는 단순한 보상보다도 자신의 연구가 실제 사용자들에게 미치는 임팩트가 더 중요할 수 있다.
미래 전망과 우려사항
현재의 AI 인재 시장은 분명히 버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단순한 거품인지, 아니면 AI가 가져올 미래 가치를 반영한 합리적 투자인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런 과열 양상이 계속되면 AI 업계 전체의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자들이 단기적 보상에만 집중하게 되면,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연구보다는 당장 돈이 되는 응용 연구에만 매달릴 위험이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AI 인재 전쟁은 이 분야의 중요성과 잠재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과도한 투기적 성격도 드러내고 있다. 24살 연구자가 2500억원을 받는 시대가 되었지만, 이런 현상이 AI 발전에 정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AI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런 시장 상황을 인정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의 전략을 세워야 할 때인 것 같다.
reference: The New York Times, "A.I. Researchers Are Negotiating $250 Million Pay Packages. Just Like NBA Sta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