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aaS 업계에서 가장 골치 아픈 문제 중 하나가 바로 결제 시스템 구축이다. 단순해 보이는 구독 모델도 막상 구현하려면 웹훅 처리, 업그레이드/다운그레이드 로직, 결제 실패 처리 등 복잡한 요소들이 한가득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Autumn이라는 오픈소스 플랫폼이다.
Autumn이 해결하는 핵심 문제들
결제 인프라의 복잡성
많은 개발자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결제 시스템은 단순히 돈을 받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는 권한 관리, 사용량 측정, 사용 한도 설정을 위한 크론 작업,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업그레이드, 다운그레이드, 취소, 결제 실패 상태와 연결하는 복잡한 로직이 필요하다.
특히 레이스 컨디션(race condition)과 엣지 케이스들은 개발 속도를 현저히 떨어뜨린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플랜을 변경하는 동시에 사용량이 한도를 초과하는 상황이나, 결제가 실패했는데 사용자가 여전히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경우 등 말이다.
결제 로직과 앱 로직의 결합 문제
성장하는 회사들은 가격 정책을 자주 바꾼다. 가격을 올리거나, 크레딧 시스템을 실험해보거나, 새로운 기능에 대해 요금을 부과하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기존 방식으로는 이런 변경 때마다 데이터베이스 마이그레이션, 앱 내 플로우 재구축, 커스텀 가격 책정을 위한 내부 대시보드 구축, 기존 가격 정책 사용자들의 grandfathering 처리 등이 필요해서 정말 악몽 같은 작업이 된다.
Autumn의 작동 원리
Autumn은 Stripe와 애플리케이션 사이의 중간 레이어 역할을 한다. 먼저 대시보드에서 제품과 플랜을 생성하는데, 여기서 정말 인상적인 것은 어떤 가격 모델이든 지원한다는 점이다.
지원하는 가격 모델들
-사용량 기반 & 초과 요금 : 실시간 사용 한도를 설정하고 리셋 시점을 선택할 수 있다. 사용자가 한도를 초과하면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
-크레딧 시스템 : 사용자가 금전적 크레딧이나 임의의 크레딧에 접근할 수 있고, 여러 기능이 이를 공유해서 사용할 수 있다.
-좌석 기반 & 좌석당 한도 : 사용자 수(또는 다른 엔티티)에 따라 고객에게 요금을 부과한다.
-선불 결제 : 사용자가 특정 기능의 고정 수량을 미리 구매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용하는 모델이다.
핵심 API 함수들
Autumn의 진짜 매력은 복잡한 결제 로직을 단 3개의 함수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1. /attach 함수
모든 구매 플로우를 하나의 함수 호출로 처리한다. Stripe Checkout URL을 반환하거나 업그레이드/다운그레이드를 처리한다.
const { attach } = useAutumn(); onClick={async () => { await attach({ productId: "pro" }); }}
고객이 특정 제품, 기능 또는 남은 사용량에 접근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const { check } = useAutumn();
const { data } = await check({ featureId: "ai_tokens" })
!data.allowed && alert("AI limit reached")
3. /track 함수
고객이 사용량 기반 기능을 사용할 때 사용 이벤트를 기록한다.
const { track } = useAutumn();
wait track({
featureId: "ai_tokens",
value: 1312
})
설치 및 설정
Autumn을 시작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자체 호스팅을 하는 것이다.
자체 호스팅의 경우 설정이 꽤 간단하다. Node.js와 pnpm이 설치되어 있다면, 의존성을 설치하고 설정 스크립트를 실행한 후 Docker Compose로 실행하면 된다. 로그인할 때는 이메일을 입력하면 콘솔에 OTP가 나타나는 방식이다. 실제 운영에서는 Resend나 Google OAuth를 설정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설정 스크립트가 필요한 환경 변수들과 선택적으로 Supabase 인스턴스를 초기화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체 PostgreSQL 인스턴스를 사용하고 싶다면 연결 문자열을 DATABASE_URL 환경 변수에 넣으면 된다.
전문가 관점에서의 평가
장점들
Autumn의 가장 큰 강점은추상화 레벨이다. 복잡한 결제 로직을 3개의 간단한 함수로 추상화한 것은 정말 인상적이다. 특히 다양한 가격 모델을 지원하면서도 API를 단순하게 유지한 것은 훌륭한 설계 철학을 보여준다.
또한결제 로직과 비즈니스 로직의 분리라는 아키텍처 원칙을 잘 구현했다. 이는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에서 중요한 개념인데, 각 서비스가 단일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과 일치한다.
우려사항들
하지만 몇 가지 우려사항도 있다. 첫째,벤더 락인(vendor lock-in)위험이다. Autumn에 의존하게 되면 나중에 다른 시스템으로 이전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복잡한 가격 정책을 사용할수록 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둘째,성능과 가용성문제다. 결제 시스템은 미션 크리티컬한 부분인데, 중간 레이어를 추가하면 장애 지점이 하나 더 생긴다. 자체 호스팅을 한다면 이 부분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실제 사용 시나리오
예를 들어, AI 기반 SaaS를 운영한다고 생각해보자. 사용자마다 월별 AI 토큰 한도가 있고, 초과 시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모델이다. 기존 방식이라면:
1. 사용자별 토큰 사용량을 추적하는 테이블 생성
2. 매번 AI 기능 사용 시 사용량 체크 로직 구현
3. 월별 리셋을 위한 크론 작업 설정
4. 초과 시 결제 처리 로직 구현
5. 웹훅으로 결제 성공/실패 처리
이 모든 것을 Autumn으로는 위에서 본 3개 함수로 처리할 수 있다. 개발 시간을 몇 주에서 몇 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는 셈이다.
오픈소스 생태계에서의 의미
Autumn이 Apache 2.0 라이선스로 공개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결제 시스템은 보통 상용 솔루션들이 독점하고 있는 영역인데, 오픈소스로 공개함으로써 더 많은 개발자들이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Stripe나 다른 결제 서비스들의 고급 기능들은 보통 비용이 많이 들거나 복잡한 설정이 필요한데, Autumn을 통해 이런 기능들을 더 쉽게 구현할 수 있다.
향후 발전 방향
Autumn의 GitHub 저장소를 보면 활발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1,000개가 넘는 커밋과 여러 기여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을 보면, 커뮤니티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결제 게이트웨이 지원, 고급 분석 기능, 더 세밀한 권한 관리 등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글로벌 시장을 고려한 다중 통화 지원이나 지역별 세금 처리 같은 기능들이 중요해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Autumn은 복잡한 결제 시스템 구축이라는 오래된 문제에 대한 현대적이고 실용적인 해답을 제시한다. 완벽한 솔루션은 아니지만, 많은 개발자들이 겪고 있는 결제 시스템의 복잡성을 크게 줄여줄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 특히 빠른 프로토타이핑이나 MVP 개발에는 정말 유용할 것 같다. 다만 프로덕션 환경에서 사용할 때는 성능, 보안, 가용성 등을 충분히 검토한 후 도입하는 것이 좋겠다.